[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통장 말고 책을 남기세요"

조회수 2017. 3. 9. 23: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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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어릴 적 '공터'가 나를 있게 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남다르게 사는 사람 곁에는 책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해서 살아보겠다는 뜻의 다른 말입니다.

그 사람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의 독서 근황을 알아보는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가 예측 불허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일기 릴레이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에서 뜻밖의 독서 취향을 발견하고 의외의 책과 조우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소설가 김연수->'영혼의 슬픔' 저자 이종영->출판기획자 조원식->만화가 박흥용->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준익 감독->박정민 배우->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김주환 연세대 교수->뮤지션 한희정->김대현 작가->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이재민 그래픽 디자이너->재즈 보컬리스트 허소영->영화배우 안성기->북바이북의 김진양 대표->가수 김수철->임경선 작가->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장강명 작가->조성주 전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방송인 유정아->손아람 작가->황두진 건축가->정연순 민변 회장->홍수영 콘텐츠 큐레이터->임순례 영화감독->정지돈 작가->홍석재 영화감독->조선희 작가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조선희 작가가 추천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입니다.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추천하고 싶어요. 대학으로는 선배인데 서울문화재단에는 제 후임으로 오게 되셨어요.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분인데 그분의 스타일에 어떤 지적 배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선희 작가의 추천의 말

조선희 작가 편 바로가기


주철환 대표와는 재단 비서를 통해 연락이 닿았습니다. 재단 집무실에 찾아가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찾아오라고는 했지만 막상 대면했을 때는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었습니다.


"추천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좀 조심스러웠어요. 정말 독서가 생활인 분들은 따로 있잖아요. 주철환이란 사람은 솔직히 책읽기보다는 만나서 대화하는 것, 음악 듣고 영화 보고 TV 보는 것 좋아하는 사람인데. 책 인터뷰에까지 얼굴 내미는 걸 보면 자기현시욕 참 강한 사람으로 비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설명을 했습니다. 오리진의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는 애독가나 다독가만 상대하는 것은 아니며, 순전히 소개된 사람의 자발적인 추천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우발적인 연결과 의외의 발견에 더 묘미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그 다음부터는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더군요.


인터뷰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계천로변에 있는 서울문화재단 대표 집무실에서 진행됐습니다.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바로가기

-추천한 조선희 작가와는 어떤 인연이세요?

그냥 서울문화재단 대표 전후임 관계입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것 말고 사적인 인연은 없어요. 알고 보니 고려대 선후배 사이더군요. 학교 다닐 때도 몰랐어요. 그분이 4년 후배이고, 나는 국문과, 그분은 독문과에다, 나는 꼭 4년 마치고 졸업해서 군대 간 사람이어서 겹치지도 않았고. 나는 방송PD, 그분은 신문기자 출신이고요.

재단 전후임자로 만나 인수인계하는 과정에 알게 됐어요. 재단으로서는 제가 네 번째 대표인데 최근에 역대 대표들 만나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아마 그때 추천하실 생각을 하셨나 보죠.(웃음)

-MBC PD 시절부터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편인데요. 요즘 근황은 어떠세요?

여기가 일곱 번째 직장이에요. 첫 직장을 동북중학교 국어선생님으로 시작해서 1년, 그다음 고등학교로 가서 1년 반, 군 제대 후에 MBC에서 17년 간 PD 생활, 그 다음 이화여대에서 7년 반 교수 생활, 그 다음 경인방송(OBS) 가서 2년 가까이 대표 생활을 했고요.

그 다음 JTBC 가서 4년 반 정도 일한 다음에 아주대 교수로 가서 2년 반 있다가, 작년 9월 1일자로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왔습니다. 아주대는 아직 적을 두고 휴직 상태에서 왔어요.

여기 임기 3년이 끝나면 아주대로 복귀할 생각이고요. 대학 정년이 65세니까 그때 돌아가게 되면 남은 1년을 장엄하게 마무리하겠지요. 물론 미래 일이야 누구도 장담을 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요. (웃음)

-다양한 분야의 여러 역할을 거쳤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한다면?

그런 질문하면 매번 하는 대답이 있어요. 나는 '행복에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고요. 20대 초반부터 학교 교사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땐 그게 너무 잘 맞았고, 30대와 40대 초반까지 예능 PD 생활은 대단히 좋았고,

4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까지 교수 생활도 아주 좋았고, 그 뒤 대표 생활도 나쁘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요. 언제가 제일 좋았다기보다 그때그때 나이에 맞게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체력 같은 것을 감안할 때 가장 열정적이었던 때는 MBC PD 시절 아닐까 싶어요. 17년을 했으니까 기간도 가장 길고. 그때 1987년 10월 18일 대학생 상대로 한 '퀴즈 아카데미'를 처음 만들었는데 올해 30주년이 돼요. 가을에 그때 추억 되돌아보는 행사도 기획 중이에요.

-퀴즈 아카데미를 떠올려 보면, 대중을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도 지식이나 배움과 연결하는 시도들을 해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봐주시는 데 대해서는 부정할 수도, 그렇다고 강하게 긍정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얼마간 염두에 뒀을 수는 있겠지요.

저는 평소에도 "즐거움과 깨달음 사이에 놀라움과 설렘이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깨달을 때의 즐거움을 중시합니다. 그때그때 순간에 집중해서 즐거움을 찾는 편이에요.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더군요. 책도 많이 쓰셨지요?

제 이름으로 나온 에세이가 모두 15권입니다. 특별히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은 없습니다. 그만큼 책을 냈다는 것은 그래도 꾸준히 생각하고 썼다는 얘기고, 그걸 출판해야겠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니 고마운 일이죠.

-외부 기고도 많이 하신 편인데 지금도 기고하나요?

지금은 우리 회사 월간지인 '문화 플러스 서울'에 권두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쓰신 책은 다 에세이인가요?

첫 책은 대중가요 가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냈어요. MBC 사보에 어쩌다가 한 번 쓰기 시작해서 연재까지 하게 됐는데, 당시 한겨레신문이 창간되면서 연재를 하자고 제안이 와서 기쁘게 수락했어요.

나중에 보니 매주 목요일 한 번씩 모두 다섯 달을 연재했더군요. 그걸 모아서 '주철환 프로듀서의 숨은 노래 찾기'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어요. 1990년이었어요. 그때 밤을 새워가면서 정성을 다해서 단어도 조탁을 해가며 쓴 기억이 나요.
그 다음부터 여기저기서 원고 청탁이 와서 책을 좀 냈지요.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30초 안에 터지지 않으면 채널은 돌아간다' '시간을 디자인하라'.. 가장 최근에는 2년 전에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를 냈어요.

-작가로서도 욕심이 있나요?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저는 제 주제를 알아요. 글을 아무리 쓴다고 해도 작가 김훈이나 조정래처럼 쓸 수는 없을 테고, 그저 내 문체로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쓸 뿐이지요. 저는 소박한 생활 문인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쉽게 쓰시는 편인데, 비결이나 요령 같은 게 있나요?

평소에도 저보고 뭘 그렇게 쓰느냐는 말을 많이 들어요. 생각이 나는 대로 메모를 많이 하거든요. 순간순간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들을 적어 두지요. 지금도 스마트폰에 그런 메모가 수두룩해요. 그게 나중에 글을 쓸 때 단초가 되지요.

-평소 책은 어떻게 읽으세요?

학술적인 어려운 책들보다 쉬운데 뭔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나 글을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히 시집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대중적인 시들도 좋아해요. 나태주나 정현종, 안도현 시인의 시들. 시 한 구절 한 구절, 쉽게 읽히지만 읽을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대학 시절 아주 친했던 과 친구가 최정례 시인인데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라는 시집으로 재작년 미당문학상을 받았어요.

그 친구는 평소에 보면 그냥 불평불만 많은 아줌마인데 시를 보면 딴 사람이에요. 그게 참 신비롭고 흥미로워요.
제가 처음 책도 냈지만 대중가요 가사에도 관심이 많아요. 비틀즈 노래 가사 풀어놓은 책 같은 것도 잘 사서 보고. 어릴 때부터 노래를 움직이는 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무척 기뻤어요.

최근에 읽으려고 봐둔 책으로는 후배인 김민식 PD가 낸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랑 김훈의 '공터에서', 최철주의 '존엄한 죽음' 같은 것들... 읽어보려고 적어 뒀어요.

-좋아하는 책의 취향 변화 같은 것을 느끼나요?

대학 때까지만 해도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어요. 1학년 동안 고전 100권 읽기라고 해서, '성장의 한계' '침묵의 봄' 같은 분야별 고전이라든가, 또 제 전공이 국문학이다 보니 삼국유사부터 이광수의 '무정', 이상의 '날개', 김수영의 시에 이르기까지 문학 책도 좀 읽고 한문학도 국문학에 포함되니까 사서삼경 같은 고전들도 읽었어요.

저는 나를 잡아끄는 책을 좋아해요. 읽다가도 재미가 없으면 관둬요. 가령, 좋아하는 손창섭 작가의 소설은 다 읽었어요. '인간동물원초' '잉여인간' 같은.. 인간의 복잡한 내면에 대한 묘사가 왠지 모르게 끌렸어요. 중학교 때 읽은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최인호의 소설도 거의 다 읽었어요. 장정일도 좋아하고..
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것보다 생각한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그게 내 삶에 아주 유익했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생각할 여백이 별로 없어 보여서 안타까워요.

이번에 김훈 작가의 새 소설도 제목이 '공터에서'인데 그 제목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우리에겐 공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너무 틈이 없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제일 비교육적인 말이 "너 무슨 생각해?"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딴 생각하지 말라는 거잖아요. 너무 폭압적이에요. 좀 혼자 생각하게 뒀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겐 여백이, 공터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자랄 때 공터가 너무 많았어요. 사실은 평범한 삶이 아니었어요. 엄마아빠의 사랑도 없었지만 간섭도 없었어요. 그게 나를 키운 것 같아요. 이젠 웬만큼 알려진 사실이지만, 저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만 5년 같이 살다가 돌아가셨거든요. 고모님이 나를 입양해서 키우셨는데 전혀 간섭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제게 공터를 만들어주신 분이죠.

시장바닥에서 가게 물건 파는 아주머니였는데, 나는 시장을 배회하거나 조그마한 가게의 다락방에서 지냈어요. 진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의 좁은 공간이어서 항상 엎드려서 혼자 뭔가 끼적거리며 생각하고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다락방 소년 시기가 지금 나를 만든 원동력이었어요.

그러고 보면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생각을 한 덕분이었어요. 저는 책을 읽었다는 자족감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읽은 것을 자기 생각과 함께 키워가야죠. 단어 하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가령, 가게는 왜 가게라 부를까, 집은 왜 집일까. 그런 생각이 나한테는 큰 도움이 됐어요. 제게는 수학 시간도 국어 시간이었어요. 그때 배운 것 중에 '경우의 수'가 제일 기억나는데, 그것도 관련 공식보다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이렇게 많은데 우리는 왜 정해진 길로만 가라고 할까', 어린 나이에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화학 시간에도 '화(化)'가 변화라는 뜻인데, 무엇이 무엇이 되는 거구나, 무엇이 결합해서 새로운 뭔가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한참을 생각하곤 했지요. 그런 식이었어요.

-여러 직장을 거치셨는데, 요즘 자신의 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혹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뭘 할 것 같으세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겠지요. 여전히 교사를 택할 것 같아요. 저는 청소년들 만나서 얘기하고 듣는 게 제일 즐거워요. 은행원처럼 계산하거나 기술 관련 직종은 안 맞는 걸 알아요.

요즘 얘기들 하는 4차혁명이나 알파고에도 관심이 많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역시 언어 영역 같아요. 나보다 젊은 세대에게 내 언어와 경험과 지식으로 뭔가를 선물하듯이 즐겁게 해주는 걸 좋아해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어떤 자리 욕심은 없어요. 나보다 젊은 분들이 나를 만나고 싶어지게 되는 게 내 꿈이에요. 그렇게 사는 삶이면 성공한 삶일 것 같아요. 물론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과 끝없이 소통해야겠지요. 그러기 위해 글을 많이 쓸 것 같아요.

쓸 건 많아요. 소설도 쓰고 싶은 게 있어요. 1990년대 초 MBC PD 시절 사보에다 소설을 연재한 적이 있어요. 제목이 '잊고 산 것들'인데, 용두사미로 끝나긴 했지만.(웃음) 의욕만 넘쳤지 역량과 시간이 부족해서 허겁지겁 끝내고 말았는데 다시 제대로 펼쳐서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또 어릴 때부터 작곡도 많이 했어요. 퀴즈아카데미 주제곡도 직접 썼고 그 뒤 음반도 두 개 냈지요. 앞으로 좀 심심해지면 창작 활동을 더 왕성하게 할 것 같아요. 쓰고 싶은 글 쓰고 음반도 내고, 새로운 형태의 공연도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오락과 예술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강연 및 공연 개발 같은 것도요. 어떤 형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걸 생각하고 있어요. 아내가 강릉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데, 거기 전원주택을 잘 지어서 문화판을 벌이는 거죠. PD 시절에 친했던 연예인들도 초대해서 달밤에 공연도 하고 얘기도 하는...

저는 지금 가장 부러운 우리 세대 사람이 저보다 두 살 많은 배철수, 한 살 많은 김창완 씨 같은 분들이에요.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즐겁게 살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잖아요.

나는 외롭게 정상에 올라가는 삶도 좋지만 개마고원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사는 삶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웃음) 난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게 좋아요.

주철환 대표는 끝으로 책과 관련해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한 권의 책을 쓰라는 게 평소 내 제안이에요. 우리 직원들한테도 항상 이야기해요. 책을 내라, 내가 추천사도 꼭 써주고 후원도 하겠다고 해요.

내 친구들한테도 "우리가 육십을 살았는데 책 한 권 안 쓰고 뭐하니. 통장 남기려고 하지 말고 책을 남겨"라고 해요. 나는 이미 15권을 썼기 때문에 후회가 없어요. 내 아들은 지금 내 책은 안 읽는데, 제가 이야기하지요. "내가 죽고 나면 한번 읽어봐" 해요.

학교 교수 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책 한 권 쓰면 취업에도 좋다고 해요. "네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책으로 한 권 쓰면, 그걸 가지고 입사 면접장에 가서도 유리할 거다" 그래요.

실제로 그 말 듣고 실천한 친구가 있어요. 글도 잘 쓰고 사진도 잘 찍는데, 대학 졸업 후 군대를 ROTC로 갔다와서는 바로 취직 안 하고 혼자 1년 세계여행을 갔다와서 책을 냈어요

'지구별 사진관'이라는 제목인데, 지금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있는 프로인 '아는 형님' 만든 최창수 PD가 저자예요. 입사 면접시험 때 남들은 자기소개서를 냈는데 그 친구는 책을 자기 포트폴리오로 갖고 간 거예요. 심사위원들이 글이며 사진을 보니 PD도 잘하겠다 싶었던 거죠.
저는 학생들에게 인생에서 '모범 트랙' 말고 '모험 트랙'을 타라고 해요. 좀 모험적인 삶을 살라고 권해요. 친구들을 봐도 그때그때 쫓겨서 허겁지겁 살다가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허망하거든요.

저는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이야기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좋고. 제 주변에는 엄청나게 읽는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자기 글은 한 편의 에세이도 안 썼어요. 그러면 허무하지 않을까요.

생각은 깊어졌겠지만. 그래도 뭔가 읽었으면 자기화해서 써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책을 쓰려면 글을 써야 하고 글을 쓰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겠지요.

감히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야구만 봐도 늘 잘하던 사람이 잘하면 감동이 없어요. 못 하던 사람, 못 하던 팀이 잘하면 명장면이 되고 감동이 일어요. 인생도 그래요.

사람은 희망을 봤을 때 감동을 하거든요. 기대를 안 했는데 시련을 겪고 잘하는 사람이 감동을 줘요. 그러니까 죽어서 통장을 남기려고 하지 말고 자기 글을, 자기 책을 남기세요. 그게 책에 대해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요?

이탈리아 출신 기업인으로 요즘 방송에서도 활동하는 알베르토 몬디를 추천할까 해요. 종편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통해 알려진 인물인데, 아주대에 초청해서 강연을 들은 적이 있어요. 자기 인생의 선택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좋았어요. 책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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