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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2016.08.19. 작성

[미니북]
연민이라는 가슴의 지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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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의 [미니북]은 손바닥 안의 책 한 권입니다. 화제의 저자 인터뷰를 비롯해 긴 호흡의 글을 전합니다.


오늘은 지난달 번역 출간된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의 저자 인터뷰입니다.


이 책을 쓴 제임스 도티(James R. Doty)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 신경외과 교수이자 이 대학 부설 '연민과 이타심 연구 및 교육 센터(CCARE)' 창립자이자 소장입니다.


이 책에서는 뇌와 심장(머리와 가슴), 이 두 기관의 잠재력을 함께 활용할 때 어떤 특별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자신의 평생에 걸친 체험담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 캘리포니아 고원 사막 지역의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어머니는 뇌졸중과 만성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곤 했다는군요.


자존감 없는 아이였던 그에게 열두 살 되던 어느 여름날, 동네 마술가게에서 루스라는 할머니를 만나 '특별한 마술'을 배우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뇌와 마음의 힘을 조절해 현재의 고통을 완화하고 자신의 소망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비법'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이자 7,500만 달러의 자산을 지닌 기업가로 성공하게 되지만, 루스의 소중한 가르침을 잊고 방탕하게 살다가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제야 그는 어린 시절 배운 마술의 가장 중요한 의미를 깨닫고 비로소 세상과 더불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삶의 고비 때마다 그를 이끌어준 '루스의 마술'이 무엇인지, 이메일로 인터뷰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책 내용의 관련 대목도 중간중간에 소개했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주민아 번역가가 문답의 번역을 맡아 수고해주셨습니다.


관련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저자
제임스 도티
발행일
2016.07.12
출판사
판미동
가격
정가 14,800원보러가기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핵심으로 가면 우리 대부분의 이야기는 서로 닮아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게 되었다. 유대감은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때때로 그저 짧은 만남으로도 누군가의 삶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 분명 루스와의 만남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루스는 공감과 직관이라는 심오한 재능을 지닌 존재였고,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고 다른 존재를 아끼고 보살필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당신이 말한 ‘삶을 바꾸는 마술’이란 무엇인가요?

제 책에서 보여드린 몇 가지 요령을 통해 우리 각자가 뇌의 회로를 조금씩 바꾸어 잠재력을 최대한 확장시키는 능력을 말합니다. 12살 때는 그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루스 할머니가 저의 뇌 회로망을 다시 연결하는 훈련을 시켰던 셈이지요.

-뇌-지능와 심장(가슴)-지능을 함께 사용하는 법이라는 게 뭐지요?

루스가 마음의 나침반이라고 부른 것은, 미주 신경을 통해 진행되는 뇌와 심장 사이의 일종의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 뇌가 심장에 많은 신호를 보낼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심장이 뇌에 훨씬 더 많은 신호를 보냅니다. 인지와 감정 체계는 둘 다 지능형이지만, 심장에서 뇌로 가는 신경 연결이 그 반대 경우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의 사고와 감정은 둘 다 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강렬한 감정은 사고를 침묵시킬 수 있습니다. 생각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강렬한 감정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는 없습니다.

뇌를 합리형으로, 심장을 관계형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뇌와 심장은 하나의 통합된 지능 체계의 일부입니다. 심장을 둘러싼 신경 회로망도 사고와 추론에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결국 개인의 행복과 집단의 안녕은 뇌와 심장의 통합과 공동 작업에 달렸습다. 루스가 제게 시킨 훈련도 '머리-뇌'와 '심장-뇌'를 통합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심장은 지성을 담은 기관이다. 이는 증명된 사실이다. 심장은 우리 뇌에서 비롯된 그 자체의 심오한 영향력은 물론 뇌와 정서, 이성적 추론과 선택에 끼치는 심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심장은 뇌에서 나오는 지시를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동시에 몸의 나머지 부분에 신호를 보낸다. 뇌간에서 시작되어 심장과 인체 내부 기관 속에 거대한 신경 분포를 갖고 있는 미주 신경은 바로 자율신경계(ANS) 영역이다.


심박 변이(HRV)로 알려진 심장 리듬의 패턴은 우리 내면의 정서 상태를 반영한 것이며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포를 자주 느끼면 미주 신경의 신호음이 줄어들고 교감 신경계(SNS)로 불리는 부분의 표출이 우세해진다.


교감 신경계는 우리 신경계의 매우 원시적인 부분과 관련된 것으로, 혈압과 심장 박동을 늘리고 심박 변이를 줄임으로써 위협이나 공포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와 정반대로, 사람이 평온하고 마음을 열고 긴장을 풀면 미주 신경의 신호음이 늘어나고 부교감 신경계(PSNS)의 표출이 우세해진다. 부교감 신경은 휴식-소화 반응을 자극하고, 반면 교감 신경은 싸움-도주 반응을 자극한다.

-그 ‘마술’을 12살 때 루스 할머니한테서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저는 루스를 ‘대지의 어머니(Earth Mother)’ 같은 유형으로 설명하곤 합니다. 1960년대에는 자연과 고대 철학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을 가리켜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분은 정말이지 환하게 빛나는 매력적인 미소로 저를 포근히 감싸주었어요. 만나는 순간 저를 사랑하는 분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도티 박사는 이 책을 쓰던 중에 루스 할머니가 1979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 몸은 자기만의 마음을 갖고 있단다. 몸은 반작용을 해. 반응을 하지. 몸은 어떤 상황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반응할 때도 있고, 잘못된 방식으로 반응할 때도 있단다...


감정은 맞거나 틀리거나 하지 않아, 그건 그냥 감정일 뿐이란다... /루스 할머니의 말

-루스 할머니는 '마술' 같은 삶의 지혜를 어떻게 터득했을까요? 


1960년대 그 무렵 미국의 분위기로 보자면 불교 철학과 과학을 접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게 준 가르침도 그런 경험과 루스 할머니의 개인적 삶에서 나온 결과였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책에 소개한 마술은 모두 루스 할머니가 가르쳐준 것입니까? 당신이 더 발전시킨 것입니까?

루스 할머니와 저의 가르침, 두 가지를 결합한 것입니다. 루스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것에다 저만의 경험과 지식에서 얻은 여러 가지 면을 덧붙였습니다. 제가 배운 교훈을 보다 접근하기 쉽게 선명한 방식으로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삶을 바꾸는 마술을 배워 의대에도 진학하고 의사로 성공한 후에 오만과 방탕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12살 때는 루스 할머니가 가르쳐준 모든 내용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인생 경험이나 지혜가 없었습니다. 가난하게 자란 저로서는 그저 부자가 되기만 하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그것이 행복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루스 할머니가 가르쳐준 인생의 세 번째 마술로 '마음 열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당시 어린 나이의 제 생각으로는 부를 통해 행복의 길로 갈 수만 있다면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던 거지요.

-심지어 자동차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고 했습니다. 의학적인 사건으로 임사 체험(NDE)에 대해서도 설명했지요. 그것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임사 체험을 하게 되면 인간에겐 삶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삶의 매 순간을 차분히 다시 생각하게 되지요.

게다가 많은 경우, 어두운 터널 끝에서 종교적 인물과 관련된 밝은 빛을 목격하는 경우가 흔히 일어납니다. 만약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럴 때 대개 신의 현존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고요.

저는 과학자이자 무신론자입니다. 그런 현상 자체는 뇌로 들어가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산소 저하가 일어나고,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이 대량으로 배출되면서 생기는 일이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의대 시절, 뇌를 생각하기 이해 나의 뇌를 쓰고, 뇌의 아이러니에 대해 깊이 생각하느라 마음을 쓰면서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 마음과 뇌를 어떻게 하면 정확히 분리하고 구분할까? 뇌를 수술할 수는 있지만 마음을 수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뇌에 수술을 하면 영원히 마음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은 인과관계의 딜레마다...


머리는 항상 구분하고 가르치면서 우리를 별개의 존재로 떼어 놓으려 한다. 어차피 돌아다니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그 정도 선에서 타협하여 우리 자신을 비교하라고, 우리 자신을 차별화하라고, 우리 것이라고 하면 무조건 손에 넣으라고 가르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우리를 연결하고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마음은 우리 사이에 차이는 없으며, 결국 우리는 다 같은 존재라고 알려 주고 싶어한다. 마음은 자기만의 정보 채널이 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뭔가를 배운다면, 마음을 내주어야만 우리가 가진 것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의 관계는 미스터리입니다. 단백질덩이인 두뇌에서 의식이 생겨나는 것도 신비롭습니다. 여기에 심장도 우리 의식에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

뇌 과학은 인간의 의식에 대해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뇌가 생명체의 유기물질을 구성하고 있고, 이 물질의 조합이 곧 우리의 정체성과 능력을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인체의 다양한 기관 사이에는 양방향의 소통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심장과 뇌의 경우, 심장에 영향을 주는 사건들은 곧바로 뇌에 전달되고 뇌는 거기에 반응합니다. 인체의 여러 가지 내적, 외적 사건들이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주고 작용합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삶에서 원하는 바를 마음으로 그린다. 그 소원을 내 마음속 창문을 통해 보면 처음에는 대부분 아주 선명하지 않다. 그런 다음, 나는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서 때가 되면 그 이미지가 수정처럼 맑고 선명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현시의 과정이 언제나 선형적이지 않다는 점과 항상 내가 바라거나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맞춰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난 세월을 통해 배웠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그리건 대체로 현실로 드러났으며, 혹시 실현되지 않았다면 그러지 못했던 합당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내가 배운 교훈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결과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과 그 결과에 집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다음, 무엇보다 힘들게 배운 교훈은 정확하게 내가 실현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뜻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 안에는 엄청난 힘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만물을 에너지의 이동으로 설명했습니다. 우리 안의 에너지를 충분히 끌어낼 때 우리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고도 했지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까? 당신의 직관 혹은 믿음입니까?

과학적 사실이며 논리적인 명제입니다. 직관, 통찰, 또는 신념이라는 용어를 쓸 경우에는 아직까지 하나의 명제로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는 뉘앙스를 은연중에 풍깁니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저는 여러 사건들이 그 내부나 그것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자주 말하곤 합니다. 어떤 사건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우리 각자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건이 우리 정신에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중립적이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게 될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 책에서 이야기한 훈련을 하게 되면 우리 자신이 삶의 여러 사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소한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자기 내부에 품은 에너지를 변형시킬 능력이 있고 그것을 통해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뇌와 인지와 반응뿐 아니라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 이 사실은 내가 루스의 마술을 통해 배웠던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게 뭐든 그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의 머릿속 에너지와 마음속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조언은 옛날부터 전해오는 “너 자신을 믿어라, 그러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격려의 말과 별 차이가 없게 들립니다.

격언이나 속담, 가르침이 천 년 이상 계속 인간의 삶 속에 살아 있을 때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 말이나 관습에는 근본적인 진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정 유형의 불교식 수행이나 기타 여러 관습이 뇌 기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습니다.

만약 인간의 뇌 회로망을 바꾸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수십 년 혹은 더 오래된 다른 이들의 경험에 접근하지 않고도, 그 정보를 잘 활용해 뇌 회로망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대다수가 직면한 문제는, 실은 오랜 시간이 입증해준 그런 격언이나 교훈 같은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성숙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직접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힘든 길’을 온몸으로 배워야만 하는 겁니다.

-생각하기에 대한 생각, 즉 내 생각에서 나를 분리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참선 혹은 명상과 같은 것입니까?

어떤 면에서는 동일한 수련 기법입니다. 우리 머릿속에서는 항상 일종의 대화가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이 곧 우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 대화는 여러 정보 출처를 통해 나온 말과 생각, 감정의 조합입니다. 또한 대부분 자기 긍정을 하지도 않고 긍정적이지도 못한 것들이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기 머릿속에서 듣고 있는 말들을 무심코 그냥 받아들입니다. 일단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머릿속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말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잠재력이 뻗어나가는 것 자체를 제한합니다.

또한 부정적이거나 자기 비판적인 생각만 머릿속에서 듣게 되면, 우리 뇌도 그렇게 영향을 받아 그와 관련된 부교감 신경계도 동일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부교감 신경이 그렇게 만성적으로 활동성이 낮아지면 전반적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 배출됩니다. 저는 책에서 우리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대화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그 대화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놓았습니다.

-근대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을 기반으로 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의 원리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들어 인간의 이타심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압니다. 최신 견해는 이기심과 이타심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나요?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도 썼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대한 마음을 지녔고, 과학계에서도 인간이 타자에게 봉사할 때에 기쁨과 즐거움을 낳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불안해 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에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해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이기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세상에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인지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관련 책
도덕감정론
도덕감정론
저자
애덤 스미스
발행일
2016.02.05
출판사
한길사
가격
정가 35,000원보러가기

흔히 가장 강하고 가장 무자비한 존재가 살아남는다는 적자 생존설을 분석하면서 많은 이들이 찰스 다윈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사실 장기적으로 보자면, 가장 친절하고 가장 협력적인 존재가 살아남는다는 분석이 타당하다.


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보살피고, 또한 우리에게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어린 존재를 보살피고 양육하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다.

루스가 내게 가르쳐 준 마술의 클라이맥스는, 진실로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탈바꿈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탈바꿈하게 하는 것뿐이라는 궁극의 통찰이었다...


그것은 연민의 힘이었다. 연민은 우리 각자 마음의 상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것은 가장 큰 선물이자 가장 위대한 마술이다.

출처 : @sathyatripodi

-별개의 의식을 가진 개인들 사이에 유대감이 생길 수 있는 원천은 연민이라고 했습니다. 그 연민은 어디에서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 걸까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자질에는 마음 (작동)이론과 추상적 사고, 복합적 언어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자질을 갖추기까지 우리 자녀들은 10년 이상 보살핌과 양육을 받게 됩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자녀를 보살피도록 만들기 위해 우리 뇌 안에서는 매우 강력한 신경 연결통로가 발달돼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는 에너지, 시간, 자원의 측면에서 희생한 데 대해 나름의 보상을 받습니다. 이 신경연결 통로는 기쁨과 쾌락, 혹은 음식이나 섹스, 돈 관련 보상과 관련되는 바로 그 신경연결통로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지어 동물도 고통받고 있는 같은 종의 다른 개체나 심지어 다른 종의 다른 개체를 도와주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우리 뇌에는 중뇌수도 주변 회백질이라고 부르는 부위가 있다. 그것과 안와 전두피질로 연결되는 부위는 상당 부분 양육과 보살피는 행위를 담당한다. 다른 사람이 아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뇌의 이 부분이 활성화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대, 우리가 보살피고 도움을 주는 시스템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가 남들에게 뭔가를 주면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움을 주고 뇌에 보상계를 반짝반짝 밝혀 준다. 이 반짝임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뭔가를 줄 때보다 훨씬 더 크고 강하다.

출처 : @Alexas_Fotos

-최근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이성적인 능력보다 감정이 중시되는 것 같습니다. 감정에 이미 인지적 능력까지 포함돼 있다는 말도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성과 감정, 그 둘 사이에는 절묘한 균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심장)에 대한 이해 없는 이성적 결정(뇌)은 어떤 결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을 상처 줄 수 있는 결정이 되기 쉽습니다.

다른 한편, 이성적 의도나 합리적 사고 없이 감정만으로 이루어진 결정도 사람들 사이에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심적인 문제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합리성과 정서성의 적합한 비율을 얻기 위해, 우리가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이나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뇌나 인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지요?

인터넷과 디지털은 우리 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든 더 나쁜 방향으로든 뇌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 목적은 우리 자신과 타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습득해온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디지털 세상에서의 활동을 증진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의 기저에 깔린 동기를 잘 이해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이익만을 바라는 의도가 있다면 대단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인간 행위를 조작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이 빠르고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 연장은 물론, 불사와 인간 종의 개선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통한 인간의 변화, 가령 트랜스휴머니스트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인류가 연민이 없는 상태에서 엄청난 지식과 사실상의 불멸을 얻는다면 영혼 없는 존재가 되고 말 겁니다. 인간이 타자의 고통을 인식하고, 그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동기를 갖는 이유가 바로 연민입니다.

어쩌면 그런 기술들이 결국 소수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커다란 고통을 겪는 사회의 대다수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tmeier1964

-기계가 점점 인간이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의 불평등 심화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노동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인간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그런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만 합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기업들이 스스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자기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도 확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 대규모 수익을 바탕으로 개인의 행위를 조작하게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럴 경우 경제적 불평등과 기회의 불공정의 문제가 더 악화될 겁니다.

또한 정부에 대한 감독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정부도 개개인을 조정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니까요.

-인공지능은 점점 똑똑해져 가는데 인간은 점점 생각을 기피하면서 얕아지는 것 같습니다. 책 읽기가 우리의 뇌나 사고, 성격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독서를 통해 인간은 사고를 자극하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노출됩니다.

실제로 사회심리학자 이마뉴엘레 카스타노 박사는 독서를 하면 공감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지요.

-연민과 이타심 연구교육 센터(CCARE)는 어떤 곳인가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성과는 어떤가요?

CCARE의 목표는 세 가지인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첫째, 연민이 뇌 안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더 중요하게는 인간이 연민을 느낄 때 우리 몸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고 작용하는지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신경과학 연구에 참여합니다.

둘째, 여러 컨퍼런스와 세미나, 이벤트를 통해 연민의 과학을 홍보합니다.

셋째, 인간의 연민 지수와 능력을 더 높여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삶과 건강, 더불어 내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 개선할 수 있는 연수 훈련을 개발했습니다.

이 분야에 관한 논문도 많이 발표했습니다. 조만간 《핸드북: 연민의 과학(Handbook of Compassion Science)》도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핸드북은 선도적 과학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최신 연구 결과에 대해 쓴 논문을 모은 것입니다.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과 영성 지도자들이 단순한 신념을 넘어 행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험적 증거를 우리에게 주기도 하면서 과학의 위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친구가 되었고, 우리 일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기도 합니다.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스리스리 라비 샹카르(Sri Sri Ravi Shankar), 암마(Amma) 같은 분들이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센터 창립 당시 티베트 조직이 아닌 곳 중에서는 가장 많은 돈을 후원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나 더하실 말씀이 있다면?

연민이야말로 우리의 인간성을 규정하는 핵심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도 바로 연민이라는 깨달음입니다. 그런 깨달음을 유산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통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매일 매일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할 능력이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곧 우리의 삶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유대하는 여정을 지나고 있다. 그것은 이 지구상에서 우리 동료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들이 우리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여정이다. 연민과 측은지심으로 시작한 하나의 행동이 또 하나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동심원이 온 지구를 둘러싸고 있음을 깨닫는 여정이기도 하다. 결국에 가서는 우리가 서로 얼마나 애틋하게 사랑했는지, 그리고 서로 얼마나 정성스레 보살폈는지, 이것이 우리 세상과 인간의 생존을 결정짓는 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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