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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에게 손 내미는 인공지능 챗봇들

조회수 2017. 3. 1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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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공지능 이야기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이 세상에 사는 의미가 없다.”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던 미얀마 난민 보트가 침몰했습니다. 보트엔 생후 16개월 아기가 타고 있었습니다. 아기는 진흙탕 속에 엎드려 싸늘하게 죽어갔습니다. 아기의 사진을 전달받은 아버지 자포르 알람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며 오열했습니다. 아기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자포르 알람입니다. 이제는 살아갈 의미가 없습니다.

출처: CNN 갈무리
'제2의 쿠르디'로 불리는 모함메드 소하옛

"그들은 트로이 목마일 수도 있다."


지금은 미국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후보 시절 발언입니다. 목마 안에 군사를 숨겼다가 급습해 전쟁에 승리한 트로이 목마에 난민을 비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6일(현지시간) 모든 난민에 대한 120일간 입국 중단 등을 뼈대로 한 행정명령 수정본에 서명했습니다. 극단적 비교이지만, 난민을 대하는 인간의 시선은 때때로 싸늘하죠.

출처: flickr. CC BY.Gage Skidmor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리는 인공지능의 인간다움에 대해 계속 고민합니다. 차가운 기계, 딱딱한 컴퓨터만 연상되는 것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여기, ‘따뜻한’ 인공지능들을 소개합니다. 주로 난민을 돕습니다. 어떤 인공지능은 난민들이 필요한 법적 절차를 돕는 변호사 역할을 맡습니다. 정착 시 알아야 할 필수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심리상담도 하죠. 모두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봇’ 이야기입니다. 물론 개발은 인간이 했습니다.

이민자를 위한 챗봇 변호사, 두낫페이(DoNotPay)


난민이 이민국에 정착하기 위해선 거쳐야 할 몇 가지 법적 절차가 있습니다. 미국에선 난민망명신청서(I-589)를, 영국에선 망명지원신청서(ASF1)를 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에 익숙한 난민은 없습니다. 때문에 난민들은 브로커를 고용하거나 거금을 들여 변호사를 찾습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생 조슈아 브라우더가 만든 ‘두낫페이‘ 챗봇이 이런 변호사 역할을 대신합니다. 난민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두낫페이에게 말을 걸면, 두낫페이는 법적 절차를 위한 몇 가지 질문으로 반응합니다. 두낫페이는 해당 난민이 망명자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질문 목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격에 따라 망명 신청이 완료되면, 국가별로 채워야 할 신청서 세부 사항을 질문합니다. 대화 중에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두낫페이는 적극적으로 보충 설명을 해주기도 합니다. 국가별 제출 서류 목록, 필요한 추가 사항 등의 가이드도 해줍니다.


출처: 두낫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두낫페이는 원래 무료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챗봇 서비스입니다. 지난 2015년 주차위반 벌금에 대해 위법을 가리는 챗봇 서비스로 유명해졌습니다. 당시 무려 16만명이 억울한 주차 벌금을 안 낼 수 있었습니다. 조슈아 브라우더는 <매셔블>과 인터뷰에서 “변호사를 선임할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할 권리가 있기를 바란다”라며 이번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믿을 만한 정보만 전달해주는 '레퓨지 텍스트(Refugee Text)'


난민은 잘못된 정보에 취약합니다. 어떤 정보를 접해도 그게 진짜인지, 허위인지를 판단할 여유가 없습니다. 국경을 넘어 이민국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한시가 다급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나의 잘못된 정보가 난민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합니다. ‘레퓨지 텍스트‘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믿을 만한 정보만 엄선해서 전달하는 거름망이 돼 줍니다.

출처: 홈페이지 갈무리
레퓨지 텍스트 절차

서비스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믿을 만한 정보만 입력해서 자체 데이터로 보관합니다. 정보 입력은 비정부기구(NGO) 등 인도주의 단체의 지원으로 이뤄집니다. 정보는 대화식으로 재구성됩니다. 난민 이용자는 채팅 프로그램의 챗봇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문자메시지, 페이스북 메신저, 바이버, 텔레그램 등에 있는 ‘레퓨지 텍스트’에 ‘HI’를 입력하면 바로 서비스에 가입이 됩니다.

레퓨지 텍스트가 난민 이용자의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시스템은 개인 맞춤화 됩니다. 국적, 성별, 망명 절차 등 단계별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전달합니다.

두려움에 떠는 난민에게 심리치료를, '카림(Karim)'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의 약 20%가량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고국에 두고 온 가족, 망명 신청의 수락 여부, 앞으로의 생계 등이 주된 고민입니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X2AI는 이들을 위한 인공지능 챗봇 ‘카림’을 개발했습니다.


카림은 자연어 처리기술을 활용해 난민 이용자의 감정 상태를 두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합니다. X2AI의 기술은 감정을 수치화해서 알고리즘으로 정리합니다. 이에 따라 난민 이용자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고 적절한 질문과 답변, 추천을 합니다. 유진 반 X2AI 공동설립자는 <가디언>을 통해 “카림은 환자에게 좋아하는 영화를 묻는 등 가벼운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더 깊은 감정을 입력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한다”라고 말했습니다.


X2AI는 카림이 더 많은 난민의 심리치료를 도울 수 있도록 NGO와 ‘필드이노베이션팀'(FIT)이라는 팀을 꾸렸습니다. 필드이노베이션팀은 카림의 인공지능 챗봇형 심리치료 기술을 난민 재난 구조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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