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들 "왜 카메라 앞에서 쩝쩝 먹냐고요?"

조회수 2018. 4. 18. 16: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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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떵개떵', '시니', '소프'를 만났다.
출처: 유튜브 밴쯔 채널 갈무리
국내 먹방 크리에이터의 대표주자인 밴쯔

다들 먹방 많이 보시나요? 먹방은 말 그대로 '먹는 방송'을 말합니다. 카메라를 앞에 놓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식사를 하는 것이죠. 먹방을 보는 시선은 둘로 나뉩다. 도대체 왜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쪽과, 배고플 때면 생각난다는 쪽입니다. 스크린 너머로 보이는 상대의 식사 장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소리. 이해하는 쪽도, 이해하지 못하는 쪽도 모두 이해가 갑니다.

(저는 이해가 잘갑니다..)

먹방 크리에이터 떵개떵, 시니, 소프 팀을 만났습니다. 유튜브가 주최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장에서 만났습니다. 먹방 장르는 한국에서 시작해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취향별로 채널의 특징도 다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이 먹는다거나, 잡담 없이 깔끔한 소리로 먹거나 등 먹방의 포인트도 제각각이죠. 이날 만난 크리에이터들 역시 모두 자기 채널만의 색깔과 전략이 뚜렷했습니다. 그들과의 대화를 정리해봤습니다.

#떵개떵

유튜브 떵개떵 채널은 형제가 함께하는 운영하는 먹방 전문 채널입니다. 구독자 수가 155만명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리얼사운드’라고 하는 청각에 집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데요. 영상을 시청해보면 정말 먹기만 합니다. 수다를 떨지도, 맛을 설명해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먹습니다. 대신 별의별 음식을 먹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얼음만 먹기도 하고, 사탕수수나 통 단무지, 생알로에를 묵묵히 먹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음식만 먹다가 한번은 휘핑크림을 먹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신기하고 다양한 음식의 소리를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크리에이터 개떵(형)
유튜브 떵개떵 채널 영상 갈무리. 좌측이 떵개(동생), 우측이 개떵(형)

별말 없이 먹는 모습만 보여준 것은 의외로 채널 성장의 비법이 됐습니다. 일단 조용히 먹는 소리에 집중하고 싶은 시청자들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먹고 있는 소리만 들으니 크리에이터가 먹는 것인지 내가 먹는 것인지 착각이 드는데요. 먹방의 핵심 포인트인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적절했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어렸을 적, 쩝쩝거리며 먹는 소리는 어른들에게 한 소리 듣는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다 같이 밥을 먹는 식탁에서 쩝쩝거리는 소리는 비매너로 지적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찾아서 듣는데요. 왜일까요. 이에 대해 크리에이터 소프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쩝쩝 소리라기보다는 음식과 치아가 만나는 소리를 듣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소리들을 통해 음식의 특성을 더 디테일하게 전달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다. ” – 크리에이터 소프

먹방은 언어의 장벽도 낮췄습니다. 먹방 카테고리 채널의 특징 중 하나가 해외 시청자 비중이 높다는 점인데요.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해주니 오히려 글로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떵개떵 채널은 해외 유입 비중이 50%에 이른다고 합니다. 해외 팬들이 음식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직접 구매 사이트를 보내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다보니 콘텐츠 걱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시니

유튜브 시니 채널은 먹방, 여행, 일상 콘텐츠를 업로드합니다. 떵개떵 채널과는 다른 특징을 지녔습니다. 크리에이터 시니의 성격답게 활발하고 쾌활함이 가득 묻어납니다. 해외와 국내를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신명나게 떠들면서 먹습니다. 영상 안에서도 기존 TV 프로그램처럼 효과음이 가득합니다. 보는 사람도 함께 그 자리를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시니 채널은 팬들을 ‘시니언즈’라고 칭합니다. 그만큼 크리에이터에 대한 팬심과 친근감도 높습니다.

“제 성격 그대로 꾸밈없이 콘텐츠에 담았던 것이 제 채널의 장점이자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같아요.” – 크리에이터 시니
유튜브 시니 채널 영상 갈무리. 여행 맛집 탐방부터 ASMR까지 다양하다.

다른 채널들도 마찬가지지만, 크리에이터 시니는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맨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부터 시청자들이 댓글로 달아준 음식을 먹어보고, 요리하고, 여행지에 가봤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친구처럼, 언니처럼 생각하는 팬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시니 채널은 전체 시청자의 80%가 여성입니다. 여심 공략이 장점이자 특기가 된 것이죠. 크리에이터 시니는 이를 주제로 유튜브 제작자 아카데미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소프

크리에이터 소프는 2012년부터 먹방을 시작한 우리나라 먹방 1세대 크리에이터입니다. 골프장 캐디 일을 하며 지방에 혼자 살게 되니 저녁 먹을 때마다 항상 심심해서 꺼내 보던 게 인터넷 방송이었죠. 마침 조리를 전공했으니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두 달여 고민을 거쳐 먹방과 요리 전문 방송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어느새 7년 차 먹방 크리에이터가 됐습니다.

“먹방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일상생활에서의 소통 같아요.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텔레비전은 식상하고,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 크리에이터 소프

소프 채널은 크리에이터가 직접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에서부터 식사하는 장면까지 모두 촬영합니다. 크리에이터 소프는 쓸데없을 만큼 고퀄리티로 라면을 끓이는 ‘쓸고라면’, 업소용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업소용’, 클립형 에피소드로 먹방을 찍는 ‘거대한 미식가’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시리즈성으로 기획해 채널을 운영합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경험이 묻어나는 부분입니다.

유튜브 소프 채널 영상 갈무리. 기획성 시리즈 콘텐츠가 많다.
“유튜브 활동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상 그 자체로 생각해요. 콘텐츠도 일상 속에 녹아있는 소재를 많이 사용해 제 일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도 친근하게 소통하려고 합니다. 그럴수록 시청자분들도 재밌어하시고 제 스스로도 애착이 갑니다.” – 크리에이터 소프

크리에이터 소프는 ‘일상’과 ‘소통’을 주제로 시청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유죠. 그는 먹방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돈 벌면서 맛있는 거 먹는다’라고 생각하면 힘들다”고 조언했습니다. 크리에이터 소프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친근한 크리에이터를 꿈꿉니다. 그는 “자취방이라는 콘셉트를 살려 도구와 양념류도 더 간소화하고,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메뉴와 재료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습니다.

지난 3월27일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먹방’편. 이날 행사에는 유튜브 떵개떵 팀, 시니, 소프를 비롯해 대만 먹방 크리에이터 치엔, 아메이(우측)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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