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창업자 "아프리카TV, 경쟁상대로 생각 안해"

조회수 2018. 4. 8.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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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를 만났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성공 비결은 뚝심이다. 매일같이 변화하는 동영상 환경에서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 수 있다. 하지만 11년 전 ‘저스틴TV’에서 출발해 게임에 특화된 ‘트위치’를 키워내기까지, 라이브 방송을 위한 뚝심 있는 투자가 지금의 트위치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11년 동안 라이브 방송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워왔습니다. 우리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우주를 떠돌았습니다. 최근의 라이브 스트리밍 붐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

트위치가 우주를 떠돈 후 얻은 결론은 하나다. 크리에이터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는 “크리에이터와의 관계 없이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라며 “광고주에 집중하는 플랫폼은 성공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

트위치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과 정책 변화는 스트리머(트위치에서 크리에이터를 칭하는 단어)의 피드백에서 출발한다. 크리에이터의 수익뿐만 아니라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어떤 커리어를 쌓게 할지, 시청자 수를 어떻게 늘릴지부터 커뮤니티를 어떻게 확장시킬지까지 고민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케빈 린은 “저스틴TV 시절엔 어떤 고객과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라며 “트위치 이후에야 크리에이터에게 기술적 요구가 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라이브 시장이 뜨는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치 본사 내에 설치된 라이브 스트리밍 모니터

“동영상 서비스 산업은 최근 더 새롭습니다.” 케빈 린은 모든 동영상 플랫폼들이 끊임없이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기술 기반으로 이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을 신선하게 평가를 했다. 현재 서비스에 뛰어든 플레이어들은 ‘취향은 곧 돈이 되고, 이를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모두가 경쟁 중이다. 케빈 린은 라이브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라이브 산업에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위치가 게임 분야를 넘어선 맞춤형 카테고리 확장을 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튜브, 넷플릭스, 훌루 같은 동영상 플랫폼은 모두 VOD 모델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한편으론 사람들은 살아있는 경험을 좋아합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의 생생한 현장감을 원합니다. 트위치는 이런 경험 중 한 가지 유형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웹에 비해 모바일에서 더 많은 인터랙티브 이용자들은 발견하고 있습니다”

케빈 린은 트위치가 대화형에 기반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준비 중이라는 점을 공개했다. 그는 “아직 발표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흥미롭고 새로운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치는 라이브 포맷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테스트하고 있다. 그는 “프리미엄 TV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시청자들의 인터랙티브한 참여로 쇼가 진행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힌트를 줬다.

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

한국은 흥미로운 시장, 콘텐츠 트렌드 훨씬 빠르고 다양해


트위치가 한국에 진출한 지는 3년이 조금 넘었다. 한국은 트위치의 첫 번째 아시아 진출국이다. e스포츠 강국인 한국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시장이었다. 트위치는 한국 시장 접근을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 ‘아프리카TV’와 같은 현지 플랫폼이 충분히 자리 잡은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케빈 린은 “아프리카TV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라며 “다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은 뭘까를 고민하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트위치는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 트위치 이용자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이 1시간30분이라고 말했다. 시청자 수 역시 지난해 대비 3배가 증가했다. 


미국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의 한국 시장 분석담은 흥미로웠다. 국내 시장은 트위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그는 “서양보다 훨씬 트렌드가 빠르고 다양했다”라며 ‘먹방(Mukbang)’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한국은 인기 있는 게임뿐만 아니라 인기 있는 콘텐츠 유형도 매우 달랐다”라며 “먹방에서부터 시작해 IRL(In Real Life) 카테고리를 새롭게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외로 먹방이라는 새로운 콘텐츠가 트위치 전체에 통하진 않았다. 그는 한국 이용자들이 특히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라이브 영상에 대한 니즈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 여전히 IRL 카테고리 최상위 이용국이다. 먹방의 사례를 토대로 트위치는 국가별 콘텐츠 유형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은 수익모델 측면에서도 새로운 면이 있었다. ‘별풍선’은 트위치엔 낯선 수익모델이었다. 알고 보니 한국의 광고 시장은 미국만큼 크지 않았다. 별풍선이라는 아프리카TV의 후원모델은 현지에 최적화된 수익모델이라고 판단했다. 트위치는 곧이어 스트리머 후원 모델을 적용했다.

케빈 린 트위치 공동창업자(왼쪽), 체이스 트위치 PR 총괄

현지화 위해 사용자에게 많은 이야기 듣고 자원 투자할 것

“우리의 장점은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스트리머 방송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에서도 시청자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케빈 린은 앞으로도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서버 증설 역시 트위치의 현지화 전략 중 하나다. 트위치는 구독형 수익 시스템을 지원하며 별도로 관리하는 ‘파트너 스트리머’도 적극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위치는 좋은 스트리머를 많이 발굴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스트리머가 성공할 수 있는 많은 데이터 사례를 가지고 있다”라며 “더 넓은 시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 회사들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케빈 린은 “한국은 게임 문화의 중심지”라며 “그동안 한국 게임 회사들과 진행한 수많은 일은 서로에게 좋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트위치는 활발한 국내 게임 업계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고, 게임 회사들은 자사의 게임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티를 넓힐 수 있었다. 특히 트위치는 2017년 6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협약을 맺고 오버워치 리그 중계를 담당한 바 있다. 게임 전용 케이블 채널과도 협력해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파트너십을 확대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 있는 훌륭한 게임 회사들과도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치 사무실 내에 설치된 오락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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