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미국 전동킥보드 스타트업에 불을 댕기다
한동안 중국발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번에는 자전거보다 더 빠른 미국발 ‘전동스쿠터’가 등장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전동킥보드’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지만 영어 표현으로는 '스쿠터'라고 하니, 스쿠터라고 쓰겠습니다.
미국의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버드(Bird)는 불과 지난해 9월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첫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그후로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워싱턴DC 등 7개 지역으로 발을 넓혔을 정도로 기세가 대단합니다. 요즘 ‘스쿠터계의 우버’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버드의 이용방법은 자전거 공유 서비스와 유사합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가까이에 위치한 스쿠터를 찾고, 우리 돈 1천원 정도를 지불하면 됩니다.
이용요금은 분당 15센트에 속도는 시속 24km. 비고정형이라 주차공간이 따로 없습니다. 통행로를 막지 않는 곳에 두기만 하면 되죠. 서울시의 ‘따릉이’처럼 정해진 장소에 스쿠터를 가져다 놓지 않아도 된다는 얘깁니다.
단거리를 신속하게 이동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전동스쿠터이므로 탄소배출이 없다는 것도 이들이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이용조건은 운전면허증을 보유하고 있고, 신용카드가 있으며 18세 이상일 것. 이용 시에는 헬멧을 착용해야 하며 도로로 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기발한 점도 있습니다. 버드 앱에서 ‘충전 모드’로 들어가면, 충전이 필요한 스쿠터가 실시간 지도로 표시되는데요, 버드를 찾아 충전을 하면 5달러에서 많게는 20달러까지 보상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찾기 어려운 곳에 있을수록 보상도 큽니다. <애틀랜틱>은 미국 10대들이 버드 스쿠터를 찾아내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풍경을 ‘포켓몬 고’에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포켓몬을 찾으러 다녔던 것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버드 스쿠터를 찾으러 다닌다는 거죠.
보도에 따르면 빈틈을 악용해 ‘현상금’ 20달러가 될 때까지 전동스쿠터를 놔두는 경우도 있다네요. 허술한 점을 노리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입니다.
버드가 급부상하자 자전거 공유 업체인 라임바이크, 스핀 등이 전동스쿠터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업계가 형성되는 형국입니다. 수익모델은 아직 엉성한 편이지만 업계는 전동스쿠터가 유통, 물류 등에서 최종 목적지에 닿는 ‘라스트 마일’을 잡을 운송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춘>은 버드가 “2억달러를 신규 자금으로 조달 받는 중”이라고 전했죠.
그러나 비고정형 전동스쿠터가 급증하면서 보도를 점령하자 주민들의 반발도 잇따랐습니다. 공유 자전거가 확산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주민들의 항의로 오는 6월4일부터 고정 주차장이 없는 공유 전동스쿠터 서비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데니스 에레라 변호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혁신을 할 수는 있지만 모든 보행자가 접근 가능한 보도는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죠.
그러나 비고정형 전동스쿠터가 급증하면서 보도를 점령하자 주민들의 반발도 잇따랐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주민들의 항의로 오는 6월4일부터 고정 주차장이 없는 공유 전동스쿠터 서비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데니스 에레라 변호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혁신을 할 수는 있지만 모든 보행자가 접근 가능한 보도는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지방교통안전국은 1년 동안 시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동스쿠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시민 편익이 증진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부딪쳐본다. 당국이 그에 맞는 틀을 잘 만들어주면, 다시 달린다. 각종 규제에 막혀 혁신이 더딘 국내 실정을 생각하면 부러운 면도 없잖습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특정 규정 없이 도시에서 스쿠터를 굴려 도시가 새로운 카테고리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합법화하는 규칙을 만들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