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맛, 궁금해 애플

조회수 2018. 4. 11.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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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빨간 맛. 아이폰8 레드.

사과는 빨갛다. 그래서일까, 애플은 유난히 빨간색을 좋아한다. 지난해 ‘아이폰7’에 이어 ‘아이폰8’도 빨간색 신상이 나왔다. 그것도 한정판이다. 기존 골드,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에 더해진 ‘레드 스페셜 에디션’은 다른 색깔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아이폰8의 생명을 연장시켜줄 거다. 

하지만 애플의 빨간 제품은 기존 색깔 마케팅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 사람의 생명도 구한다는 점이다.

애플과 프로덕트 레드


애플은 4월9일(현지시간)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 ‘프로덕트 레드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했다. 뒷면과 옆면을 빨간색으로 마감한 점이 특징이다. 빨간색 아이폰은 지난해 ‘아이폰7’으로 처음 등장했다.


차이점은 아이폰7 레드는 전면이 하얀색이었지만 이번엔 검은색이라는 점이다. 또 뒷면이 알루미늄에서 유리 재질로 바뀌었다.


지난해 아이폰7 레드가 공개됐을 때 ‘검빨’이 아닌 ‘흰빨’ 조합으로 구성됐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아이폰8 레드는 적지 않은 반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10일부터 주문할 수 있으며 4월 말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아이폰7 레드와 아이폰8 레드

기존에도 애플은 프로덕트 레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제품과 액세서리를 내놓았다. 2006년 ‘아이팟 나노 2세대’ 레드 제품을 시작으로 아이폰 케이스, 아이패드 커버 등에 빨간색을 입혀왔다. 2013년에는 빨갛게 칠한 ‘맥프로’가 뉴욕 소더비 경매에 올라가 97만7천달러(약 11억원)에 낙찰됐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애플에만 돌아가지 않는다. 프로덕트 레드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에이즈 퇴치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된 제품이다. 수익금은 레드(RED) 재단의 에이즈 없는 세대를 위한 글로벌 펀드에 기부된다.

프로덕트 레드는 빨간색이 들어간 제품과 서비스를 기업이 판매하고 수익금의 최대 50%를 에이즈 퇴치 연구를 위해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2006년 영국 밴드 U2의 리더 보노와 사회운동가 바비 슈라이버가 처음 제안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애플은 에이즈 퇴치를 위한 레드 재단의 최대 기부 기업이 됐다. 애플은 지금까지 1억6천만달러(약 1700억원)를 레드 재단의 글로벌 펀드에 기부했다.


레드 재단은 현재 5억달러(약 5337억원)의 기금을 모았으며 기부금은 가나, 케냐, 레소토,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학국, 스와질란드, 탄자니아, 잠비아 등에서 에이즈로 고통받는 9천만명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빨간색의 상징성


그렇다면 왜 빨간색일까. 빨간색은 에이즈가 피의 교환에 의한 전염병이라는 걸 알리면서 동시에 사랑과 정열을 의미한다. 빨간색이 에이즈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건 1991년 폴 자바라를 중심으로 한 ‘비주얼 에이즈’가 빨간색 에이즈 리본을 만들면서부터다. 빨간색 리본은 에이즈 감염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한다는 걸 표현하는 상징물이 됐다. 레드 프로덕트는 이런 색상 캠페인을 기부로 전환시킨 프로젝트다.

대개의 기부 캠페인은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벌어진다.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이 등장해 기부를 호소하는 TV 광고를 통해 기부자를 모집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불편한 감정이 오히려 기부에 대한 장벽을 세우기도 하며 가진 자들이 빈자들에게 베푼다는 기부에 대한 시혜적 인식을 확산시키기도 한다.


반면, 프로덕트 레드는 소비자의 시각적 감각에 호소해 기부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 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의 시선에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특별히 기부에 대한 무거운 인식 없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구매하고 기업으로서는 일정한 수입과 함께 수익 이상의 이미지 브랜딩을 할 수 있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이번 스페셜 에디션 프로덕트 레드 아이폰은 눈부신 레드 및 블랙 색상의 조화가 특징이며, 고객들에게 HIV 및 에이즈의 확산 방지에 영향을 줄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새로운 아이폰을 통해 레드를 지원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가 그러하듯 고객들도 이 제품을 특별하게 생각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의 빨간색은 욕망의 수레바퀴로 굴러가는 자본주의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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