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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키즈 메이커' 강선우를 만나다!

조회수 2018. 1. 5. 17: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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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납땜을 할 줄 안다고? C언어에 파이썬까지?
“이게 뭐예요?”
“한 번 해보세요. 하시면 기념품 드려요.”
출처: 메이커 페어2017

메이커 티셔츠를 입은 두 메이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둘다 앳된 모습이었습니다. 체험을 해보려던 순간, 레이저에 발이 닿지 않게 조심하라는 주의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레이저에 발이 닿으면 어떻게 돼요?”
“아, 발이 잘려요.”

(무시무시..)

이렇게 무시무시한(?) 미션임파서블 레이저 피하기를 만든 키즈 메이커팀 강선우, 강연수 자매는 둘다 초등학생입니다. 언니 강선우 메이커는 4년 연속 메이커 페어에 참가하고 있는, 베테랑이고요.

바쁜 분들은 3분 짜리 인터뷰 영상을 클릭해주세요!

그런데 잠깐, '메이커'가 뭐죠?

메이커는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만들기만 한다고 메이커라 부르지는 않는데요, 자신이 만든 다양한 결과물을 타인과 공유하고 나누는 과정이 포함돼야 비로소 메이커 활동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만들고 창작하고 교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게 하자는 게 '메이커 운동'이라는 거고요. 메이커의 전시회이자 축제인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것은 메이커 활동의 일환이랍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메이커 수는 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강선우 메이커는 8살부터 메이커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강선우 메이커가 만든 작품은 셀 오토마타, 고카트 ‘컵케익카’, 태양열 에너지발전기, 지진가스 안전 알리미, 손수 조립해 만든 3D 프린터, 자동으로 스위치를 켜주는 손가락 등 다양한데요! 그래서 벌써 C언어도, 파이썬도 다룰 줄 안다고 해요. 2016년에는 아버지 강태욱 씨와 함께 ‘아빠와 함께 하는 키즈 메이커’라는 책도 펴냈습니다.


인터뷰할 당시 강선우 메이커의 나이는 12살이었지만 해가 바뀌어 이제는 13살이 됐습니다. 언니의 영향을 받아 동생 강연수(10) 양도 공학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지난해 메이커 페어에는 자매가 함께 메이커로 참여했죠! 

출처: 강선우 메이커와 동생 강연수 양
(짜잔. 공학 자매입니다!)

메이커, 공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메이커 페어' 때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겨울 아빠가 메이커 페어 공고문을 주면서 ‘한 번 해볼래?’ 물어 신청했다는데요, 메이커 페어를 준비하기 위해 관련 동영상을 직접 찾아보면서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해요. 

“너무 재밌는 게 많은 거예요. 조그만 LED부터 엄청나게 커다란 UFO까지 종류가 여러가지인 거예요. 아, 나도 이런 걸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그때부터 메이커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물론 메이커 활동만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선우 메이커 역시 다른 초등학생들처럼 학교에 가고 학원을 다닙니다. 영단어를 외우고 학교와 학원 숙제를 다 마치면 어느덧 밤이 되죠. 무언가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나는 건 주말 정도입니다. 초등학생 신분에 재료 구입에 드는 비용이 자유로울 리도 없습니다.


“재료 살 돈 없으면 아빠한테 돈을 빌려요. 다음 달까지 이자를 3% 붙여서 갚겠다고 하고 아빠가 허락하면 제가 사고 그렇게.”
“잘 갚아왔어요?”
“이자는 안 붙였지만 잘 갚아왔어요.”


‘칭찬스티커’를 모아서 2-3만원어치 물건과 바꾸기도 합니다. 강선우 메이커는 “지난번에 칭찬 스티커를 다 모아서 3D 프린터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사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13살인 강선우 메이커에게 든든한 조력자인 아버지 강태욱 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공학박사인 강태욱 씨는 현재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재직 중인데요, 강선우 메이커는 “모르는 게 있을 때 아빠에게 물으면 이렇게 하면 된다고 답변해준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강선우 메이커가 뭔가에 대해 질문을 하면 아버지는 유튜브나 DIY 관련 사이트인 인스트럭터블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여주면서 강선우 메이커가 직접 해보게끔 장려하는 거죠. 실제로 3D 프린터를 재료만 산 뒤 유튜브를 보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데만 2개월 정도가 소요됐고요. 

출처: 아버지 강태욱 씨

이렇듯 부모님의 교육 철학도 강선우 양이 메이커가 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듯합니다. 강태욱 씨는 ‘책으로 보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식을 쌓고 참고하는 데에 도움은 되지만 이론보다 직접 부딪혀보고 안 되면 생각하고 찾아보는 방식으로 체득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직접 해보라고 하는 거죠. 드릴로 해보기도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손톱이 찢어질 수도 있어요.”

(교육 철학..!)

맞아요. 뭔가 만들다 보면 그렇잖아요. 공구를 만져야 하고, 또 익숙해져야 하죠. 멋지기만 한 건 없습니다. 강선우 메이커도 메이킹 활동을 하다 두 달 동안 깁스를 하기도, 드라이버를 사용하다 손톱에 금이 가기도 했습니다. “나사를 잘못 박아서 풀려고, 빼긴 뺐는데 손톱이 이렇게 됐다”면서 손톱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동생 강연수 양은 납땜을 하다 실수로 인두 부분을 손으로 잡아 화상을 입어 고생하기도 했죠.


강태욱 씨는 “(인두질을) 부모가 아예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대신 해주는 경우도 있더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가 시행착오할 수 있는 과정을 부모가 빼앗는 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상상력 무궁무진해도 정작 ‘만들 곳’이 없다


자, 강선우 메이커처럼 메이커 활동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도 있을 거예요. 자녀에게 메이커라는 길을 알려주고 싶은 부모님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메이커 활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될 겁니다.


우선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만한 장소를 물색해야 합니다. 아쉬운 것은 국내에서 ‘메이커’라는 단어가 낯선 만큼 메이커 활동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가 부족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2017년 9월 기준 전국 메이커 스페이스는 126개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중 50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죠. 그나마도 일회성 체험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일부 메이커 스페이스는 어린이의 출입을 막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정부는 누구나 쉽게 메이커 활동 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2022년까지 전국 메이커 스페이스를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또 올해 메이커 운동 확산을 위해 382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요.


강태욱 씨는 “교육이나 입시 제도가 아이들에게 제약을 주는데 메이커 운동으로 토양이 바뀌면 자라나는 아이들한테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가는 게 의미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이커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강선우 메이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전합니다.


“처음에 잘 된 건 기억에 남지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겨우겨우 만든 작품은 나중에 볼 때도 뿌듯하고 기억에 남아요. 포기를 하려다가도 ‘아, 이게 기억에 남겠지’하고 시도를 계속하죠.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하겠지’라고 생각해요.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돼요. 집을 만들고 싶으면 집을 ‘미니’로 작게 만들어보면 되고. 뭐든지 잘 될 거니까, 메이커 되고 싶은 분들 응원합니다.”
출처: 강선우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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