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2017년을 돌아보자

조회수 2017. 12. 4.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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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평가가 어긋나는 한 해다.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6년에 높은 성장을 이룬 네이버가 2017년에 다소 주춤한 반면, O2O를 내세웠다가 별 재미를 못 본 카카오는 콘텐츠를 축으로 삼아 성과를 만들어냈다. 성장률이 둔화했다고 해서 네이버의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기술투자로 미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뿌리고 있다.

광고 : 네이버는 둔화, 카카오는 급성장


네이버 사업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광고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16년 네이버 광고부문은 지난해 대비 27.8%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무척 높다. 한참 전부터 네이버는 생활에 스며들 수 있는 곳은 거의 다 들어간 거대 포털이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2017년 네이버의 광고부문은 꾸준히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만큼은 아니다. 성장률이 둔화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광고부문의 YoY 추이, 네이버는 17년 1분기부터 광고와 비즈니스플랫폼(검색광고, 쇼핑광고)를 구분했다.

카카오의 광고부문은 2016년 내내 ‘저효율 네트워크 광고 제거’ 작업으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이어갔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만 해도 ‘2017년 3분기 이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예측이 어긋났다. 카카오의 광고부문은 2분기에 급격히 개선됐다. 심지어 비수기인 3분기에도 매출이 떨어지기는커녕 소폭이지만 오르기까지 했다. 저효율 네트워크 광고 제거의 영향을 1년 만에 회복하고 더 올라가기까지 한 셈이다.


카카오의 광고부문에서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요소는 ‘저효율 네트워크 광고 제거 작업 마무리’, ‘플러스친구, 알림톡, 브랜드 이모티콘 등 카카오 기반 광고 부문의 성장’, ‘기타 신규 광고상품’이다. 카카오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대통령 선거 같은 특수 이벤트 효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으며, 3분기는 실적발표에서는 카카오 광고부문의 성장으로 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광고부문의 급성장 배경에는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규제 이슈를 정면에서 맞아준 덕에 생긴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추후에도 이 정도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콘텐츠 : 정면대결은 피하고


카카오 매출의 절반은 콘텐츠에서 나온다. 크게 음악 , 게임, 웹툰·웹소설로 구분할 수 있다. 비중은 대략 50:35:15 수준이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로엔엔터테인먼트다. 국내음원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큰 규모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웹툰·웹소설 분야의 성장도 좋다. 꾸준히 성장하는 카카오페이지는 물론, 지난 4월 출시한 웹툰 서비스 ‘픽코마’도 고공성장을 기록하면서 일본 웹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게임 부문은 다른 두 영역과 비교하면 거대 플레이어가 많아 터프한 환경이다. 타사의 대형 게임이 나오면 휘청하다. 그래도 가장 관심을 받는 ‘배틀그라운드’의 퍼블리싱을 맡은 만큼 기대할 만한 요소가 있다. 


동영상으로 넘어오면 할 말이 별로 없다. 국내 동영상 시장의 강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이다. 이용시간은 물론 광고 매출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압도한다. 양사는 2-3년 전부터 웹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강조해 왔지만, 상황에 큰 변화는 없다. 오히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세가 더 강해졌다. 


누가 잘 되고, 못 되고의 이유가 꼭 플랫폼 차원의 경쟁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망 사용료 이슈, 방송사 콘텐츠 문제 등도 있겠지만, 일단 현실이 이렇다. 체급 차이가 지나치게 나버린 상황이다. ‘웹드라마’, ‘웹예능’같은 웹오리지널 콘텐츠만 강조해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 


다만 가능성이 보이는 지점들이 있다. 올해의 성과를 봤을 때 네이버 동영상 부문에서는 네이버TV의 플랫폼적 성격보다 ① 브이와 스노우의 성장 ② YG 엔터테인먼트 투자 효과 ③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가 보여준 웹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 엔터테인먼트 중심 라이브 플랫폼으로의 성장,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콘텐츠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YG의 행보도 지켜봐야 한다. 압도적 지표를 보여주는 ‘연플리’의 영향도 살펴야 한다. 그간 웹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에는 물음표가 많이 찍혀 있었지만, 네이버는 ‘연플리’를 직접 만들고 히트시켜 웹드라마가 또 하나의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장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추후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올지, 네이버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브이 : 월간 활성사용자 수 3500만건(트래픽의 80%는 해외)
스노우 : 올해 3분기 기준 2억 다운로드
웹툰 : 월간 활성사용자 수 4천만건(트래픽의 55%는 해외)

AI 플랫폼 : 접점 넓혔다


양사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1년 내내 강조해왔고, 이를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네이버는 기술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1년에 1천억원씩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지키고 있다. 올해 1월에 네이버의 기술연구부문인 네이버랩스를 분사시켰을 뿐 아니라 6월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 연구센터인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의 간판을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바꿔버리는 빅딜까지 성사시켰다. 


매출이라는 성과로 나오고 있는 종류의 사업은 아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분명하다. ‘프로젝트J’라고 불렸던 계획은 ‘클로바’라는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구체화됐다. 사용자와의 접점도 넓혔다.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앱 ‘네이버 클로바’을 내놨고, 차량용 플랫폼 ‘어웨이’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와 ‘프렌즈’를 출시했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올리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 네이버는 매년 100억, 3년간 300억원을 오디오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비서와 스피커 등 이용자 경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배달 강화를 위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인공지능 플랫폼 외에 기존 네이버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 접목을 통한 서비스 개선도 활발하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사용자의 삶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얼마나 고도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외에 얼마나 넓은 사용자 접점을 확보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는 카카오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지금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음악이다. 아직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가 썩 만족스럽지 않아 다른 용도는 제한적이다. 카카오는 ‘멜론’이라는 강력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각사 음악 서비스와 묶어서 팔리고 있다. 아무래도 멜론 이용권과 엮이는 쪽이 유리하다. 월 정액제 서비스는 사용자를 묶어두는 경향이 있다. 이미 멜론에 정착한 사람이라면 카카오미니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카카오는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카카오아이(I)’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대기아차와 협업해 제네시스에 카카오아이를 올렸다.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GS건설과 카카오아이를 활용한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도 협력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연동하고, 생활가전 제품에도 탑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인터폰 등을 제조하는 코맥스와도 협력한다. 삶의 공간 곳곳에서 카카오아이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늘어나고 있다.

기타 주목할만한 포인트?


■ 오피셜 대기업이 된 네이버 : 네이버는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총수로 지정됐다. 올해 국감에서도 볼 수 있었듯, 네이버에 대한 규제 여론은 굉장히 높아진 상태다. 최근 스포츠면 뉴스 편집 개입 사태까지 터져 여론이 굉장히 안 좋다. 네이버는 이슈의 흐름을 ‘국내 시장 독점하는 네이버’에서 ‘돈은 많이 벌면서 세금 안내는 구글’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스노우’의 매출 : 스노우는 1년이 채 안 됐는데 1억 다운로드에서 2억 다운로드라는 수치를 만들어냈다. 필터는 성공이다. 스냅챗처럼 스노우 위에서 대화가 이뤄지게 만들거나, 지금 운영하고 있는 라이브 탭이 활성화돼야 한다. 소셜이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활성화되면 추후 매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 카카오 모빌리티 수익화 성공여부 : 카카오는 교통만 남기고 O2O는 접었다.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카카오T’로 카카오의 교통 관련 앱을 하나로 묶었다.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그간 수익화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내년 1분기에 기업용 택시시장부터 공략해 수익화를 시도한다. 효율적인 예산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카카오뱅크 성장이 미치는 영향 : 카카오뱅크발 돌풍이 거세다. 압도적인 편리함을 앞세워 자리잡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생활플랫폼으로서의 카카오톡’ 성격을 강화하는 데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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