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화폐'처럼 쓸 수 있다면?
“온라인 상점에서 데이터를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제안합니다.”
스칸디나비아의 독립 연구기관 신테프의 두미트루 로만 선임 연구원의 말입니다. 두미트로 연구원은 솔트룩스가 11월15일 서울에서 개최한 ‘SAC 2017’에 연사로 나서 데이터를 돈처럼 쓰는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제안했어요. 신테프에서 현재 이같은 시스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데이터가 통화 가치로 쓰인다라... 무슨 말일까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려는 ‘개인’ 입장에서부터 살펴볼까요.
두미트로 연구원은 '딥시어티(Dipseity)'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딥시어티는 디지털 정체성이라는 뜻이에요. 디지털의 첫 철자 'D'와 정체성을 뜻하는 라틴어 'ipseity'의 합성어죠. 데이터를 돈으로 쓸 수 있는 세상에서, 개인은 딥시어티를 가집니다.
개인은 자신의 딥시어티를 돈처럼 쓸 수 있습니다.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 중 어느 부분을 지불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지 선택하게 되죠. 가령 소셜 계정 데이터의 일부를 지불 수단으로 선택했다고 가정해볼까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카메라를 발견 →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 → 결제 수단으로 '데이터'를 선택하고, 내 페북 계정 데이터로 지불한다 → 카메라 겟!
물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어떤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했다는 걸 알아야 기업을 믿을 수 있겠죠.
즉, 신뢰가 중요합니다. 기업이 내 데이터를 나와 상호 동의한 범위 내, 정해진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 기업은 개인에게 어떤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 제시해야 합니다. 또 제3 기관이 기업이 제시한 알고리즘이 의도한 바대로 쓰이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개인-신뢰보증기관-기업’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거대한 데이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청사진이죠.
두미트루 연구원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데이터 시장은 미래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는 ‘개인의 데이터를 특정 쇼핑몰에서 (화폐로) 쓸 수 있는가 아닌가’에 대한 규제까지 나올 것이다."
데이터가 화폐로 쓰이는 세상이 실제로 오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