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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트럼프의 정상회담에 걸린 5가지 난제

정성회담의 성사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할 수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여정에는 여전히 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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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3.10. | 18,488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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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출처 : KCNA VIA KNS/AFP/Getty Images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락함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가 한 자리에 앉아 협상을 하게 됐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외교의 큰 성과라고 평할 수 있지만 북핵 문제는 수십 년간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못했던 난제다.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조율과 협상 과정, 그리고 회담 이후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여정에는 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걸린 중요한 난제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1.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할 것인가?

두 나라의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부각될 문제는 바로 두 정상이 만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비판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의 지도자를 직접 만난 사례는 없다.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나 빌 클린턴이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적은 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인권 탄압 및 독재 국가, 그리고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북한은 과거부터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지난 5일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특사단에게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 하나를 달성하게 된다.

전세계에, 그리고 북한 내부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에게도 인정을 받은 지도자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선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정상회담에 대한 세부사항들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게 된다는 미국 내 일각의 비난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2. 누가 미국의 대북 외교를 이끌 것인가?

정상회담은 멋진 그림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정상회담 전후로 이뤄지는 실무자급의 협상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정상회담은 그냥 빛좋은 개살구로 남을 공산이 크다.

그런데 아직까지 미국에서 실무차원에서 대북 외교를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주한 미 대사 자리는 1년 넘게 공석인 상태이며 그간 미국 정부의 대북 교섭 대표로 활약하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달 은퇴를 선언했다.

3. '비핵화'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비핵화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다양한 규정이 가능하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반도 비핵화란 한국과 북한 모두의 비핵화를 의미했다.

1991년까지는 미국의 전술핵 무기들이 주한미군 자산으로 한국에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한국에서 철수시켰다.

이제 한국 자체에는 핵전력이 남아있지 않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B-52나 B-2 등의 전략폭격기,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과 구축함, 잠수함 등을 동원하는 것도 비핵화에 어긋난 것이라 지적할 여지는 남아있다.

주일미군에 배치돼 있어 북한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핵무기의 존재 또한 북한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 중 하나다.

4. 비핵화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북한의 비핵화 시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상당히 근접했던 사례도 있었다. 바로 1994년의 제네바 합의다.

당시에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는 대신 전력 공급용의 경수로 원자로 건설과 중유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이 핵사찰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미국의 경수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문제가 이어졌다.

비핵화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검증하는 방법과 합의 사항 이행에 관하여 갈등이 계속되다 보니 합의가 파기되는 파국으로 이어진 것이다.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도 지난한 과정이지만 합의를 이행하고 검증하는 단계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이미 북핵 문제는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파국에 이른 바 있다.

5.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인가?

가능성이 다른 난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북한이 미군의 한국 주둔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미국이 언제든 북한을 침략하기 위해 한국을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철수 문제는 북한과 미국만의 합의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한국의 보수층은 주한미군의 주둔을 굳건한 한미동맹의 필수요건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철수 요청에 대해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는 중국을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당근을 제시해야 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결코 쉬운 사안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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