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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시도 소년에게 의사는 '이것'을 처방했다

자해 후 응급실에 실려 간 16살 소년에게 의사가 내린 처방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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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3.01. | 29,92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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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SNS 사용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 BBC

가정의학과 의사인 랜건 채터지는 청소년들의 SNS 사용과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를 여럿 봐 왔다고 말한다. 그는 자해로 응급실에 실려 간 16살 소년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처음엔 항우울제를 처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SNS가 그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 같았죠."

채터지는 간단한 처방을 내렸다. 그는 소년에게 SNS를 최대한 멀리하라며, 잠들기 전 1시간만 보라고 권고했다. 몇 주 뒤엔 아침 기상 후 2시간, 자기 전 2시간까지 사용 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소년의 상태는 크게 나아졌습니다. 6개월 뒤엔 그의 어머니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소년이 학교에서도 더 즐거워하고 동네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사례들을 보며 채터지는 SNS가 청소년들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SNS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 기술이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전문가는 채터지뿐만이 아니다. 미국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어린이용 메신저 앱 '메신저 키즈(Messenger Kids)'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그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플랫폼 사용을 장려하는 건 큰 책임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청소년들이 SNS 사용 후 심각한 기분 변화를 겪는다는 것과 열 살밖에 안 된 여자아이들이 인스타그램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진들을 보며 몸매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무능감과 불안감 부추겨

지난해 영국 왕립 공중보건학회(RSPH)는 11~25세 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인기 있는 5개의 SNS를 사용하는 동안 어떤 기분 변화를 겪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이 무능감과 불안감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긍정적 영향을 끼친 소셜미디어는 유튜브였다. 10명 중 7명은 인스타그램이 스스로의 몸매에 대한 고민을 자아낸다고 응답했다. 또 14~24세 응답자 절반은 페이스북이 사이버상의 '왕따'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셜리 크레이머 학회장은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할 경우 경고가 뜨게 하고, 포토샵 등으로 조작된 사진엔 워터마크를 붙이는 등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교에서 SNS의 건강한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SNS는 관계 구축, 정체성 확립, 자기표현, 그리고 주변 인식의 공간이 됐다"면서 "이 때문에 정신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로얄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루이스 테오도시우는 정신과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핸드폰을 붙잡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내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상담 중 핸드폰을 확인하는 게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이제는 아주 흔하다"고 설명했다.

테오도시우는 SNS가 청소년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봐 왔다. 그는 게임이나 SNS 과다 사용부터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겪는 무능감, 그리고 사이버상의 괴롭힘까지, SNS가 초래하는 문제들은 복잡하고 광범위하다고 말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주 사이 두 아이가 사이버 괴롭힘 때문에 추가 상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아이들은 괴로운 메시지들을 피하려 일부러 핸드폰을 잃어버린다"고 덧붙였다.

침실 안으로 따라 들어온 괴롭힘

정신과 의사 테오도시우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괴롭힘이 더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출처 : BBC

그는 성적 취향 등 다른 의견을 드러낼 경우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는 점도 언급했다. 온라인에서 당하는 괴롭힘이 놀이터에서 받는 놀림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도 했다.

"학교에서의 괴롭힘은 당장 그 자리에서만 겪는 것이지만, 온라인에서 받는 괴롭힘은 마치 자신의 침실 안에서 폭력을 당하는 것과 같아요."

테오도시우는 SNS와 게임 중독 때문에 바깥출입을 아예 관둔 아이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테오도시우에 따르면 이런 아이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외출하는 것조차 거부하곤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방문 진료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들이 침대 밖으로 나오도록 설득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아이들은 허구의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충치가 생기는 등 실제로 몸이 아파질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도 이들은 가상의 세계를 떠나려 하질 않아요."

테오도시우는 부모들이 겪는 고충도 직접 봐 왔다. 아이들이 한밤중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막으려 공유기를 끌어안고 자는 부모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SNS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에게도 인터넷을 통해 타인의 삶에 빠져들게 될 위험은 존재한다.

"청소년들은 강박적으로 타인을 들여다보려 하고, 자신의 삶이 뒤떨어진다고 느끼면 속상해합니다. 제 생각엔 아이들이 이상적으로 표현된 모습들만 보고 친구들이 자신보다 잘 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 관찰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나 운동, 식사, 수면 등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한다.
  • 식사 시간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고 잠자리에 들기 1시간 전엔 핸드폰을 멀리 치우도록 한다. 아이들이 방 안에서 핸드폰 충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아이들이 온라인에 어떤 내용을 올리고 누구와 친구를 맺고 있는지, 또 어떤 기분이 드는지에 대해 규칙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 아이가 어릴 경우엔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설정해둔다.
  •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공식적으로 13세 미만 아이들의 계정 생성을 막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
  • 아이들이 인터넷을 숙제하는 데 쓰거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등 창조적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이끈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해 11월 SNS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사이버 왕따와 유해 콘텐츠,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 사용자 나이 판별 방법 등을 논의했다. 이런 문제들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많다.

지난해 영국 방송통신위원회는 영국 11~12세 어린이 절반이 13세 미만 아동의 계정 생성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SNS 계정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자선단체 영 마인즈(Young Minds)에 따르면 보고된 사례 중 오프라인상에서의 괴롭힘이 온라인 괴롭힘보다는 많았지만, 조사 대상자의 83%가 "SNS 회사들이 관련 문제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학교에서 소셜미디어 사용법 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 : BBC

글래스고 대학교 연구진은 많은 10대 청소년이 SNS 업데이트를 놓칠까 봐 한밤중 인터넷에 접속하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물론 아이들이 SNS와 일상을 아무런 문제 없이 동시에 잘 이끌어 나간다는 연구도 있다.

옥스포드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아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안다. 영국 시민단체 세이퍼 인터넷 센터(UK Safer Internet Centre)는 조사 대상 아이들의 68%가 친구들과 온라인 채팅 후 기분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내놨다. 88%는 친구들이 속상해할 때 온라인에서 따뜻한 메시지를 보낸다고도 했다.

고민 빠진 소셜미디어 업계

반박의 여지도 있지만, SNS 업체들은 일단 영국 정부의 지적 사항을 검토해 몇 달 내 부모들이 자녀의 SNS 사용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공공정책 담당자 카림 팔란트는 BBC에 "우리의 연구는 SNS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위터 측은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한 긍정적 논의를 기대한다"고 짧게 답했다. 구글은 공개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스냅챗 측은 "위협적 메시지가 사용자들에 의해 걸러내지는 구조를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 면담엔 애플도 참여했다. 애플은 투자자들로부터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애플 측은 "아이폰엔 이미 부모들이 쓸 수 있는 제어 설정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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