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역대급 대어가 된 30조 유니콘, 에어비앤비

조회수 2017. 8. 8.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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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로 뛰어 일궈낸 성장

미국의 숙박 예약 업체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기존의 산업 구조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 때문이다. 미국의 숙박 임대 시장은 매년 5% 내외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여기에 숙박 임대 서비스들도 작년 11%, 올해는 8%로 업계 전체보다도 더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들은 지금까지 호텔 예약 서비스의 대명사로 꼽혀왔던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과 같은 기업이 아니다. 익스피디아(12%)와 프라이스라인(9%)보다도 현재는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15%).


순간의 경험에 착안한 사업, 에어비앤비

▲세 명의 창업자가 경험을 살려 만든 새로운 숙박 예약 서비스, 에어비앤비

지금까지 1억 8천만 명 이상이 이용한 플랫폼, 300만 개 이상의 숙소가 등록된 숙소 예약 서비스가 있다. 2008년 8월에 창립된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동명의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버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창업 10년 만에 3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돌파하고, 191개 국가에 진출한 가장 주목받는 유니콘 기업(비상장 스타트업 중 10억 달러 가치 이상의 기업)이 되었다. 에어비앤비의 작년 매출은 57억 달러로 한화 6조 5천억 원에 달하며, 이는 2015년의 24억 달러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다. 기업가치는 이미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 그룹에 비견될 정도로 성장했다.
▲세 창업자 중 현재 에어비앤비의 경영을 맡고 있는 것은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는 조 게비아(Joe Gebbia),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네이선 블레차르치크(Nethan Blecharczyk)의 세 명의 창업자가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이들 셋은 새 사업을 위해 공간을 물색하던 중 집 안의 남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디자인 콘퍼런스를 위한 장소로 집을 임대해 수익을 올린 데 착안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들은 손님에게 에어 베드(air 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내준 경험을 살려 에어비앤비(Air bed & Breakfast, 줄여서 airbnb)를 시작하게 된다.

2008년부터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여느 숙박 예약 서비스 중의 하나에 불과했다. 에어비앤비가 다른 숙박 서비스들과 다른 점은 오직 하나, 바로 유휴공간을 상품으로 삼았다는 점뿐이었다. 숙박업소가 아니라 일반주택을, 집 전체가 아니라 하나의 방만 임대할 수 있도록 한 에어비앤비는 여타 숙박 예약 서비스들보다도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을 강점으로 갖출 수 있었다. 머물 곳이 필요한 사람, 즉 게스트에게 유휴공간을 가지고 있는 제공자, 즉 호스트를 소개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통해 에어비앤비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직접 발로 뛰어 일궈낸 성장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된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게스트는 에어비앤비라는 플랫폼이 아니었다면 만날 일이 없는 사이임이 분명하다.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금전이 오가는 거래를 통해 성립되는 유휴공간 활용 숙박 계약에 있어 에어비앤비는 중간에서 양측의 신뢰를 담보하는 역할을 취하고 있다. 게스트는 숙소 예약 시 대금을 지급하고, 에어비앤비는 게스트의 숙박이 완료된 이후 호스트에게 그 숙박 대금을 지급한다. 게스트가 호스트의 물품을 파손할 경우에는 에어비앤비가 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고 있다.

획기적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의 초창기의 행보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에어비앤비는 총 7번의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사업 초기 접촉한 벤처캐피털 중 2곳은 아예 답변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회자된다. 초기 에어비앤비에 대해 벤처캐피털은 사업의 잠재력이 그리 크지 않으며, 에어비앤비의 투자 제안 자체가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누가 전혀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묵으려 하겠느냐, 또 어느 누가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집을 빌려주겠느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사업 초기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은 투자 유치에 실패해 신용카드 빚으로 연명하며 후일을 도모했다. 창업 1년 후인 2009년부터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과 만나는 것조차 힘들었던 것으로 회상된다.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 사업 모델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창업 초기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은 등록된 숙소의 저열한 화질 때문에 직접 호스트의 숙소로 찾아가 사진을 찍고 등록하며 매물의 질을 관리했다. 주로 호스트의 불만에 귀 기울여 최대한 많은, 다양한 숙소가 등록되는 데에 집중했다. 때마침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소비자들은 숙박비를 줄이기 위해 보다 저렴한 숙소를 찾기 시작했고, 에어비앤비는 때마침 딱 맞는 서비스를 게스트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위기를 계기로 에어비앤비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으며, 2011년부터는 유례없는 급성장을 이뤄 실리콘밸리에서도 손꼽히는 유망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투자 유치, 사세 확충, 신사업 투자의 시기를 지나 기업공개 시점을 계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쩍 많아진 이용객들

▲전 세계에서 에어비앤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는 일본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이는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국인까지 포함할 경우 에어비앤비의 작년 국내 이용 관광객은 100만 명을 넘어선다. 이는 2015년의 22만 명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며, 동년 39만 명이었던 국내 이용자도 60%p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1회 이상 게스트를 받은 호스트도 만 명에 가까운 9,800명이다. 에어비앤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 유발된 경제활동의 규모는 작년 한 해 5,3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호스트가 게스트에게서 취하는 수익, 그리고 게스트의 우리나라에서의 지출액을 모두 합친 수치다.
▲에어비앤비의 한국 이용자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이처럼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아직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은 불법영업을 하거나 우회 등록을 해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국에서는 민간인이 자신의 거주 공간을 돈을 받고 대여하면 처벌받게 되며, 에어비앤비는 현재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숙소 등록을 위한 영업 허가의 방법을 안내하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작년 정부에서는 '공유 민박업'이라는 항목을 신설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내용을 담은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에어비앤비의 이용률이 높아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서비스가 확산된 일본에서도 올해 들어서 겨우 주택 숙박사업 법안 상정을 통해 법적인 근거가 마련됐다. 에어비앤비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화 혹은 법안 통과의 절차를 밟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불법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런 법의 사각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인해 불거지는 여러 문제에 현재는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곳곳에서 보고되는 서비스의 부작용들

▲에어비앤비 몰카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널리 퍼지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게스트와 호스트를 중개해 주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또 빠른 속도로 새로운 숙소와 호스트가 등록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신규 호스트, 숙소를 일일이 꼼꼼하게 점검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사실상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은 범죄에 노출되고 불이익을 받고 있는 중이다.

201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작년에는 스위스와 일본의 오사카에서, 올해에는 후쿠오카에서 소위 ‘몰카’용으로 추측되는 카메라가 발견됐으며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도 접수된 바 있다. 이에 올해 외교부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민박집 이용에 주의를 요하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해당 공지에는 최근 젊은 연령층 상당수가 가격이 저렴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으며, 호스트의 신원 확인이 여의치 않아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구권에서도 에어비앤비 예약자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숙박을 거부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게스트 때문에 피해를 본 호스트의 사례도 보고되고 있는데, 지난 2015년에는 영국 런던에서 호스트 몰래 마약 파티를 벌인 게스트의 사례도 나온 바 있다.
▲에어비앤비의 불편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사이트, 에어비앤비 헬

게스트가 이용에 대한 불이익에 항의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은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장애 시설을 명시하지 않은 고객의 75%가 숙박 승인을 받았으나, 장애 사실을 기재할 경우 숙박 승인율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뇌성마비 고객은 75%의 수치가 43%로, 척수 손상인 경우 25%로 승인율이 낮아지게 된다.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에어비앤비의 제도적 보호 조치에 대한 문제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다. 서비스에 대한 반발로 ‘에어비앤비 지옥(airbnb hell)’이란 사이트까지 등장한 지금의 시점이야말로 에어비앤비에 있어서는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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