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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힙하고 핫해지기 싫은가요?

조회수 2018. 3. 20. 11: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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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치아
당신도 힙하고 핫해지기 싫은가요?

라는 질문에 의견이 분분했다. 

@facebook.com/graziakorea

SNS에 새로운 신드롬이 대두됐다.

일명 '핫해지기 싫어요' 현상.


'좋아요' 숫자에 묘한 쾌감을 느끼고 집착하던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주목받는 걸 피하고, 소문난 맛집 순례를 사양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대기 시간은 기본, 사람들로 북적이는 핫 플레이스에 염증을 느끼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업장이 유명해지는 걸 거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세계의 특징은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일면식이 전혀 없는 이들이 게시한 정보도 제약 없이 들여다볼 수 있어 '무정부 세계'나 '국경 없는 사회'와 같다.

그런데 이런 사태의 흐름에 역행해 정보 공유에 질색하는 이들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솔깃할 만한 장소와 연관 있는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고 주요 정보를 밝히지 않는 포스팅이 대표적.


해시태그는 자연스럽게

'#핫플레이스 #인생맛집 #좋아요 #공유'에서

'#핫플레이스 #나만알고싶은곳 #비밀'로 바뀌었다.

정보를 궁금해하는 댓글이 달려도 여느 때와 달리 관용 넘치는 답변은 오지 않는다. 간혹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알려주지 않을 거면서 게시하는 건 무슨 마음일까.

그러나 그 역시 그 사람의 권리다. 따지고 보면 해당 계정은 모두의 것이 아닌 온전히 그 사람의 것이니까.


특별하다고 여기는 공간을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은 마음, 천천히 누리고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일 거다.


아끼던 공간을 오픈하면 어느새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고, 그렇게 놓치고 싶지 않은 아지트의 평화맞 깨질 수 있으니까. 존중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단 한번의 홍보도 아쉬워하는 대부분의 매장과 달리 SNS는 물론이고 대중들의 관심을 차단하는 핫 플레이스가 늘고있다는 사실이다.


가능한 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간판을 생략하고,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없으며, 심지어 매장 이름도 공란으로 비워두는 식.


매장 내 사진 촬영은 물론이고, 업장에 대한 SNS 포스팅도 금지다. 사진 촬영 시 퇴장을 요구해 원성을 자아내는 곳도 더러 있다.

대체 먹으러 오는 건지 찍으러 오는 건지 알 수 없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의 유명 레스토랑 '워터사이드 인'은 매장 내 사진 촬영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내걸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너 셰프 미셸 루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들 사진부터 찍느라 제때 먹지도 않는다. 몇몇은 음식 사진 찍겠다고 의자에 올라서기도 한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로 유명해지는 건 싫다. 내 음식 맛을 기대하는 진짜 손님과 만나고 싶다." 는 소신을 밝혔다.


대세를 타고 다녀가는 1회 단발성 손님이 아닌 자신이 만든 요리의 가치를 알아주는 진성 손님에게 집중하고, 매장 본연의 맛과 멋을 알리는 데 충실하겠다는 명분 있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요즘같이 빠르고 쉽고 자극적인 것을 논하는 세계의 흐름을 따르거나 이에 역행하는 삶을 사는 것, 이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국 본인의 몫이다.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를 언급할 문제가 아니란 얘기.


더 이상 피하거나 무작정 거부할 수만은 없는 SNS 속 세상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를 통해 무엇을 얻을지 이제 각자가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그라치아> 3월호

FREELANCE EDITOR 정혜인

DIGITAL EDITOR 신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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